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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세먼지, 파킨슨병 위험 높인다"... 여성, 노약자 취약성 더 높아
초미세먼지와 매연 등 장기간의 대기오염 노출이 신경 퇴행성 질환인 파킨슨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교 연구팀은 30세 이상의 덴마크 주민 약 328만 명을 대상으로 대기오염 물질과 파킨슨병 발병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매일 들이마시는 공기의 질이 호흡기뿐만 아니라 뇌 신경계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일상 속 대기오염 관리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2000년부터 2018년까지 30세 이상 덴마크 거주자 328만 190명(평균 연령 53.2세, 여성 51.6%)을 대상으로 대규모 코호트(동일 집단)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의 거주지를 기반으로 초미세먼지, 이산화질소, 블랙카본(탄소 연료의 불완전 연소 시 발생하는 그을음), 여름철 오존 등 주요 대기오염 물질의 연평균 노출 농도를 평가했다. 파킨슨병 발병 여부는 국가 환자 등록부와 처방 등록부를 통해 관련 질환으로 병원을 처음 방문했거나 관련 약물을 처음 처방받은 기록을 기준으로 판단했다.
평균 15.7년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총 3만 6,665명의 주민에게서 파킨슨병이 발병했다. 분석 결과 대기오염 농도가 사분위 범위(데이터의 중간 50% 구간)만큼 증가할 때마다 파킨슨병 발생 위험은 초미세먼지 5%, 블랙카본 4%, 이산화질소 3%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여름철 오존 농도는 파킨슨병 위험과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파킨슨병 발병 위험은 성별, 연령, 경제적 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초미세먼지 때문에 발생하는 발병 위험은 여성과 무직자 집단에서 더 두드러졌고, 이산화질소와 블랙카본으로 인한 위험은 58.4세 이상의 고령자와 최고 가계 소득 계층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다만 연구팀은 추적 기간 중 참가자 약 3분의 1의 거주지 이동 이력이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고, 흡연·체질량지수(BMI)·직업 등의 데이터가 누락돼 일부 혼란 변수가 남아있을 수 있다는 한계를 명시했다.
연구를 주도한 코펜하겐 대학교 환경보건 부문 토마스 콜-헌터(Thomas Cole-Hunter) 박사는 "이번 대규모 연구는 대기오염이 파킨슨병의 위험 요인이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강력하고 새로운 증거를 제공한다"라고 밝혔다. 오염된 공기가 신경 퇴행성 질환을 유발하는 중요한 환경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향후 뇌 질환 예방을 위해 대기오염 노출을 줄이는 공중보건 전략이 논의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 결과(Is Dirty Air Quality Shaping Parkinson's Disease Risk?, 오염된 공기 질이 파킨슨병 위험을 형성하는가?)는 3월 국제 학술지 '이상운동질환(Movement Disorder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