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환자가 직접 혈압을 재는 ‘가정혈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실천율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대한고혈압학회 소속 가정혈압포럼(회장 김철호)은 30대 이상 고혈압 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정혈압 측정 인식 조사 결과 가정혈압 측정을 실천하는 환자는 10명 중 3.5명꼴에 그친다는 분석을 내놨다.
시시각각 변하는 혈압, 가정혈압으로 확인해야혈압은 날씨, 약물,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아 시시각각 변한다. 평소엔 정상이다가 진료실에서는 긴장감에 혈압이 높게 측정(백의고혈압)되거나 평상시에는 혈압이 높은데 병원에서만 정상으로 측정(가면고혈압)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혈압은 고정된 수치가 아니기에 진료실에 1~2회 측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집에서 혈압을 수시로 확인 하는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아울러, 가정혈압 측정을 통해 혈압의 변화를 수시로 확인하면 고혈압 약물의 효과가 잘 나타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고혈압에 따른 합병증 발생을 더 잘 예측할 수 있다.
가정혈압 중요성 인식측정 환자 ↑…더 많은 환자의 참여 필요해가정혈압포럼에서 진행한 이번 가정혈압측정 인식 조사에 따르면, 가정혈압에 대해 인지하고 있는 환자는 2017년 60.6%에서 2022년 65.5%로 약 4.9%p 증가했다. 가정혈압을 측정하는 환자 비율 역시 증가했다. 가정혈압을 측정하는 환자는 35.5%로, 2017년 대비 4%p 증가했다.
가정혈압 측정에 대한 고혈압 환자들의 인식 및 행동에는 5년간 긍정적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정혈압 측정의 중요성에 비해 인지도 및 실천율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지적한다. 대한고혈압학회 가정혈압포럼 김철호 회장(분당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 교수)은 “이번 설문을 통해 5년 전보다 높아진 국내 가정혈압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아직 실제 가정혈압 측정 환자 비율은 낮다”고 평가했다.
가정혈압 측정 환자 82%, “고혈압 치료에 도움돼”실제 가정혈압 측정을 실천하고 있는 환자 중 82.0%가 가정혈압 측정이 고혈압 치료에 도움된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혈압 변화를 살펴볼 수 있어서(81.4%) △혈압 조절 목표를 세우는 데 도움이 되어서(47.4%) △치료제 복용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서(37.5%) 등을 언급했다.한편, 가정혈압을 측정하지 않는 이유로는 △가정용 혈압계가 없어서(47.8%) △병원에서 진료 시 측정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19.5%) △번거롭고 귀찮아서(13.8%) 등이 언급됐다.김철호 회장은 “30세 이상 국민 10명 중 3명이 고혈압을 앓고 있다. 고혈압은 증상이 뚜렷하지는 않지만,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및 사망 위험을 크게 높이는 무서운 질병”이라고 말하며 “가정혈압 측정은 높은 재현성과 함께 동일 시간대의 혈압 모니터링이 가능하며, 진료실 혈압만으로 쉽게 진단할 수 없는 백의 고혈압, 가면 고혈압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몹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회는 앞으로도 국내 가정혈압 인식을 높이기 위한 활동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고혈압 관리를 위한 올바른 가정혈압 측정 방법을 알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대한고혈압학회는 국내 진료 환경에 맞춘 가정혈압 관리 교육자료를 개발하여 각 병원에 배포하고 있다. 대한고혈압학회가 전하는 올바른 가정혈압 측정법은 아래와 같다.
가정혈압 측정 전 꼭 기억해주세요!1. 아침저녁 하루 2회- 아침: 약물 복용 전, 식사 전 측정-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 측정2. 화장실 다녀온 후 5분간 휴식 후 측정3. 측정 전 30분 이내 흡연 및 카페인 섭취 금지
올바른 가정혈압 측정법 3가지1. 의자에 등을 기대앉아 혈압 측정 준비2. 커프를 위팔, 심장 높이에 착용3. 측정 후 혈압 수첩에 측정치를 모두 기록